‘발라트로’, 청소년도 즐긴다…포커 기반 게임 연령등급 완화 신호탄

국내 연령 등급 18세에서 15세로 조정된 발라트로 게임 화면

포커 규칙을 기반으로 한 인디 게임 발라트로(Balatros)가 국내에서 청소년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재분류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20일, 발라트로의 이용 등급을 기존 ‘청소년 이용불가’에서 ‘15세 이용가’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포커라는 게임 요소에만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 달리, 게임의 실질적 콘텐츠와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행성 아냐”…이용자 청원이 변화 이끌다

발라트로는 캐나다의 1인 개발자가 제작해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트럼프 카드와 조커 효과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점수를 쌓아가는 1인 플레이 게임으로, 작년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최고의 인디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발라트로는 포커 규칙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판정을 받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게임이용자협회는 올해 3월 등급 재심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했고, 게임위는 두 차례의 청원심의회의, 전문가 자문, 법률 검토 등을 거쳐 등급 하향 결정을 내렸다.

게임위는 “등급 결정 이후에도 외부 여건이나 판단 기준이 변화하면 재심의가 가능하다”며 “이번 결정은 그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발라트로는 등급 재결정 당일부터 ‘15세 이용가’로 제공된다.

포커 게임에 대한 오해…인식 전환의 시작될까

이번 발라트로 사례는 국내 포커 기반 게임에 대한 연령등급 정책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포커’라는 단어 자체가 사행성과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포커 규칙을 일부 차용한 게임도 엄격히 규제받아 왔다. 실제로 많은 포커 기반 웹보드게임은 ‘18세 이상’ 또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발라트로는 베팅 기능이 없고, 온라인 포커 사이트 이용자 간 거래나 도박적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 점에서 기존 웹보드 포커 게임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전문가들은 “포커 룰이 단순히 전략적 카드 조합 도구로 쓰였을 뿐, 게임 구조에 사행성이 없다면 차별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태건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도 “다양한 경로로 발라트로 국내 심의 논란에 따른 등급 재조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향후 등급 분류 기준이 더욱 정교하고 유연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장르 중심 등급 정책 전환 필요

게임업계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장르 이름’보다는 ‘게임 구조’와 ‘이용 방식’에 기반한 등급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인디 게임이나 창작 중심 게임에서 포커, 슬롯 등 전통적인 사행 게임의 요소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존 등급 기준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최근 NHN이 포커 기반 모바일 게임 ‘한게임포커 클래식’에 이벤트 콘텐츠를 추가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포커 게임의 다변화와 연령 등급 재조정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커는 단순한 도박 도구가 아닌, 전략과 확률 계산, 심리전 등을 포함한 복합적인 게임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발라트로의 사례는 그 인식 전환의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콘텐츠에 대한 평가 방식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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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본 작가는 2024년부터 Pokerscout에서 포커 관련 콘텐츠를 집필하고 있으며, 뉴욕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후 Evolution Gaming에서 라이브 포커 테이블 운영 전략 및 유저 인터랙션 분석 업무를 3년간 수행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게임 환경에서의 플레이어 행동 심리와 베팅 패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온라인 포커 초보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